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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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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려다가 실패했던 그 날 이후 10년 동안, 내내 마음 한 편에서 '수 틀리면 그냥 죽으면 된다, 이번엔 그런 애매한 수단에 기대지 말고 확실하게'라는 생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죽는 이유는, 돈 문제 같은 건 아니었으면 한다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꼴 사납고 한심한 집착이 있다. 자살은 똑같은 자살일 뿐이다. 더 고상한 이유 덜 고상한 이유 따위는 없다.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10년을 견뎠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가능할지 모르겠다.

 

옛 친구들이 그립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한 때 더 없이 간절히 원했던 타인과의 정서적 교류나 인연, 유대, 소속감 같은 것을 마음 깊이 증오하고 또 증오한다. 그렇기에,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

 

좀 울고 싶기도 하고, 글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깊이 자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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