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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멘> 3편 중, 데미안의 기도

자레드 갈렝 2012. 10. 28. 03:57

침묵의 신이며 황폐의 대왕이신 아버지여

인간이 갈망하는 분이여

재림의 시련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시옵시고

그 교리도 멸하게 하소서

2000년이면 족합니다

이제 인간에게 당신 왕국의 기쁨을 주시어

우울함의 위대함과 고독의 극치...


악의 순수함과 고통의 희열을 알게 하소서

지옥이 땅 밑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터무니없는 상상입니까?

유일한 지옥은 인간존재의 단조로움에 있으며

유일한 천국은 아버지 나라의 환희에 있습니다

(십자가 상을 돌아보며)

허풍쟁이 나사렛인이여 네가 인간에게 뭘 할 수 있나?

천한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이후로 한 일이라곤


인간의 한없는 욕망을 신성한 체하는 도덕에 가둔 것뿐이지


그 지긋지긋한 원죄 교리로 순진한 청년들을 선동하더니

이제는 사후세계 극치의 즐거움마저 빼앗으려는 건가?

날 죽여서?

하지만 넌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다

우린 둘 다 인간의 형상이지만

넌 무능한 신으로 태어났고

난 자칼로 잉태되었지

사탄... 황폐하게 하는 자...

널 못박은 자...

네 십자가의 고통은 내 아버지의 고통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

천국에서 쫓겨난 날개 꺾인 천사로

추방당하고 비난 받으셨어

너의 썩은 시신에 가시 면류관을 깊이 박아주마

이 저주받은 나사렛인이여

사탄이시여

그리스도를 영원히 없애

당신의 고통에 복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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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내용은 중2력이 넘치지만 "유일한 지옥은 인간 존재의 단조로움에 있다"는 구절은 인상적이다. 샘 닐의 연기와 장면 연출도 간지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