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1)
최근 레이몬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를 재주행했다가 마음에 든 구절이 있어서... 그걸 따서 블로그 타이틀을 바꿨다. 그러고 보니 누가 추리물을 좋아했었지. 새삼 보고 싶다. 어떻게든 마음만 먹으면 먼 발치서 얼굴 한 번 볼 기회 정도야 있지만, 그러고 싶지가 않다.
...내가 사랑은 뭔 놈의 사랑이냐ㅋ
좋아하는 만화인 <프라네테스>에서, 주인공 하치마키가 사고 후 공간상실증에 걸려 고생하다가 개발 중인 탠덤 미러 엔진을 보고 각성하는 에피소드를 다시 봤다. "우주는 널 사랑하지는 않지만 용서는 해줄 거다"라는 귀절에서, '우주'라는 단어를 '소설'로 바꿔 읽어보자 소름이 돋았다.
....난 타나베 같은 연인은 갖지 못한다. 같이 글을 쓰던 사람들이 상을 타고 출판하며 경력을 쌓아가는 걸 지켜보면서 '나도 저럴 수 있었을텐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렇다면, 내게 남은 길은 하나 뿐이다.
나는 혼자서 살아가고, 혼자서 죽을 거다.
2)
친하게 지냈던 동생 하나가 언론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내 딴에는 여전히 친하다고 생각하고, 때때로 좀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만나면 또 내 이야기만- 상대 입장에서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을 테고, 우울한 이야기들만 잔뜩 늘어놓게 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거리를 두는 옛 친구들이 한 둘이 아니다. 뭐, 어차피 연락도 오지 않으니까. 이러다가 멀어지고, 오래지 않아 완전히 타인이 될 게다.
3)
약값이 필요해서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일이 하나 있는데... 내내 마음에 걸린다.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 떠나질 않는다. 시밤 역시 사람은 쉽게 돈 벌 생각하면 안 돼-_- 얼른 계약 끝내 버려야겠다 싶은데... 병원에 연락 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