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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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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09
    니콜라스 카, <유리 감옥> 中
  2. 2019.07.08
    한국 SF협회에 메일 하나를 보냈다
  3. 2019.07.06
    나이가 들수록

...이글루릭 섬에 사는 이누이트 족 노인에게는 (조상 대대로 이어 온 능력을 감퇴시키는) GPS 기술 도입이 문화적 비극이라며 안타까워 할 충분한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방향표시가 잘 되어 있는 대로들이 종횡으로 놓여 있고, 주유소, 모텔, 세븐 일레븐 편의점들이 즐비한 곳에 사는 우리는 대부분 이미 오래 전 놀랄 만한 길찾기 기술 활용 관습과 능력을 모두 잃어 버렸다. 특히 자연적 상태에서 지형을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은 이미 많이 축소됐다. 우리가 더 쉽게 길찾기를 할 수 있다면 더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더 이상 길찾기 능력을 보존하는데 문화적 차원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개인적 차원에서는 그 능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결국 지구의 피조물들이며 컴퓨터 스크린에 뜬 가느다란 파란 선을 따라 이어진 추상적 점들이 아니다.실제 장소에 존재하는 실제 몸을 가진 실제 존재들이다. 한 장소를 알기 위한 노력은 성취감과 지식을 안겨 준다. 개인적 성취감과 자율성을 선사하고 더불어 소속감- 즉 어떤 장소를 그냥 지나쳐 가기보단 그곳에서 집에 있는 것과 같은 안도감을 느낀다.

 

부빙 위에서 활동하는 순록 사냥꾼이나 도심에서 싸고 질 좋은 물건을 찾아 다니는 사람 중 누구에게나 길찾기는 소외에서 애착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준다. 우리는 '정체성 찾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인상을 찌푸릴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모호하고 진부해도 그런 비유적 표현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우리가 오래 고민한 문제와 얽혀 있다. 우리는 중요한 걸 포기하지 않고선 자아를 주변 환경과 분리할 수 없다.

 

(중략)

 

구글의 맵핑 전담 부서의 임원인 마이클 존스는 '구글 맵이 깔린 휴대폰을 갖고 있으면 지구 위 어디라도 돌아다니며 구글이 안전하고 편하게 가고 싶은 방향을 알려줄 거라고 자신할 수 있다' '이젠 누구도 다시는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그의 말은 매력적인 선언처럼 들린다. 마치 우리의 몇 가지 기본적인 존재론적 문제가 영원히 해결된 것 같다. 그리고 이 선언은 사람들의 삶에서 '마찰'을 제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사용에 집착하는 실리콘 밸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 선언에 대해 생각해 볼수록, 절대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영원히 위치 감각을 상실한 상태에서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현재 위치를 몰라도 걱정 없다면, 굳이 현재 위치를 알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어진다. 즉, 휴대폰과 앱의 보호 속에서 늘 그들에게 의존하는 상태로 살게 된다는 걸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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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놓고 말해, 내 요구가 받아들여지리라고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둬야 할 것이다. 뭐, 그래봤자 나한테 뭔가 심각한 불이익이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감정적인 측면에서 뒷맛이 안 좋겠지.

 

 

내가 사람에게 뭔가 크게 기대를 건다거나 일정 이상의 친분을 갖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신경쓰는 성격인 게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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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현실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는 고민이나 개인적 약점, 우울함 같은 건 남에게 드러내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런 저런 소리 늘어놓고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자기검열은 거치는 데다가, 어차피 오다 가다 이 블로그 볼 타인들은 나를 모르니까. 

 

때때로 이 같잖은 자기연민이 스스로도 지겹고 짜증난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런데, 남에게 어떻게 여겨질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모쪼록 혼자 살다 혼자 죽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렇게 죽은 뒤엔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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