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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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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짜는 걸 도와 드렸다.

 

어머니의 종교에 간섭하고 싶지는 않지만, 각본 내용 상 목사와 신을 동일시하는 듯해 미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어머니는 별 생각 없이 그렇게 쓰신 걸테고, 지금까지 어깨 너머로 본 바로는 그 목사도 제법 개념이 잡힌 편이다. 요란한 교회 건물 대신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목회하는 것도 일단 호감이고. 하지만 목사 자신은 개념이 있다 해도 장로니 집사니를 비롯해 그 신도들까지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내가 '종교 조직'으로서는 개신교보다 가톨릭을 더 신뢰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가톨릭은 대교구의 명령에 따라 주기적으로 사제가 순환 근무를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목회자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정도가 개신교보다 훨씬 덜하고, 개인보다는 교리와 시스템이 중시된다.

 

나야 뭐 종교 조직에 속할 생각이 없으니 별 상관 없지만, 어머니가 괴랄한 목사한테 낚이는 건 보고 싶지 않다. 그 목사한테 한번 연락을 해볼까... 다음 주 화요일 공연이라고 하셨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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