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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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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간, 이상과 이상, 꿈과 꿈, 욕망과 욕망, 그 모든 것들이 '세계'라는 하나의 거대한 악보 위를 수놓은 음표들이라면,

神은, 그 음표들 사이의 공백에 거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무언가-특히 다른 인간-와의 '관계맺음'를 통하여 인간은 人間다워진다. 마치, 현악기의 현들이 저마다 모두 홀로 고독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떨림이 화음을 이루어 음악을 빚어내는 것처럼.

......


나라는 음표 주변에 있는 다른 음표들 중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요즘 자주 받는다. 설령 아니라 해도, 나는 그것을 끝내 알지 못하리라는 느낌이 든다.

신의를 나눌 수 있으리라 여긴 친구는 잃어 버렸다. 절조를 바치고자 한 이는 떠나 버렸다. 내게 남은 것은 나 자신을 위한 명예 뿐이다. 그 '명예'도 하나의 음표일 수 있다면, 내 주변에 있는 음표는 오직 그것 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와 그 '명예' 사이의 공백에는 神이 존재한다. 그것이 내가 神을 떠나거나 버리는 게 불가능한 이유다.

...
....
......
........

오랜만에, 사랑했던 분의 꿈을 꿨다. 내가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냐고 묻자, 그 분은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그 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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