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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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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쓰는 장편인 <도심환경>에는 세 주인공들이 나온다. 그 중 한 명은 가르시아 '로보'라는, 전직 마피아 조직원이다. 그가 몸 담았던 조직은 해산됐고 충성을 바치던 대부는 감옥에 있으며, 그는 여전히 자신의 폭력으로 가득한 삶을 후회하는 법 없이 살아왔던 대로 살고 있다.


오늘치 연재분을 쓰면서 내내 고민했다. 작가로서 가르시아라는 캐릭터에게 부여한 속성은, '냉정하고 잔혹한, 하지만 나름의 의리와 명예를 알고 있는 배드애스'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미국적인 마초라기보다는, 홍콩 느와르 영화나 무협지의 '협객'에 가깝다. 마피아 출신 폭력배를 미화하는 건 내 도덕 관념이 허락하지 않고... 결국 그는 자신의 낭만이 무의미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끔 내 안에서 예정되어 있다.


그 순간이 임팩트가 있기 위해선 하드보일드한, 거칠면서도 기사도 정신에 투철하다는 가르시아의 행동 원리가 독자에게 설득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서 지금까지 가르시아가 작품 내에서 묘사된 모습을 보자면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 독자가 설득되기 전에 나 자신이 작가로서 설명해 버리는 느낌이랄까.


이미 써서 업로드해 버린 부분은 어쩔 수 없긴 한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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