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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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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서는, 웃어 보이면서 제 손을 잡아 끌고 어디론가 달려가더군요. 저는 그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뛰어가다가 깼고.

 

....그렇게 깨어나자마자 거실 TV에서 '재보선에서 똥누리당 승리' 속보가 흘러 나오는 게 들리던데, 거 기분 한 번 참 앗쌀하더군요.

 

전 제 사랑이, 결코 가닿지 못할 거란 걸 압니다. 그 분 입장에서 저는 그저 '아는 사람 A'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이미 남자 친구도 있고, 하물며 저보다 오래 알아왔고 더 친한 남자 사람 친구들도 있는 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 희망은 갖고 싶지 않아요.

 

한참 집어 던져놨던 다른 문제도 슬슬 다시 떠오르고 있고... 바로 그 때문에 '죽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객관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상황이 나빴을 때도 있었지만.... 아시잖습니까, 자살 충동이란 건 정말로 힘들 때보다는 그런 순간을 견뎠는데도 여전히 나한테 남은 거 쥐뿔도 없다는 거 자각할 때가 더 강하다는 거.

 

거짓 희망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런 것 따위에 의지하지 않아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해요. 주여, 비록 제 멋대로의 방식일망정 전 여전히 당신을 섬기고 있고, 스스로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상, 당신께 제 팔자 고쳐달라는 식의 기도는 못해요. 하지만 제 삶을 돌아보면 뭔가 좋은 게 생기긴 개뿔이고, 최악만 겨우 겨우 면하는 게 아무래도 제 팔자 같아요. 그리고 요즘 저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시밤 뒈질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단 말입니다.

 

한 때 더 없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젠 하찮게 느껴져요.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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